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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일 목사의 직장인 고민상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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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font-weight: bold; font-family: 굴림; mso-ascii-font-family: 굴림; mso-hansi-font-family: 굴림">일터에서 미신행위를 조장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Q. 새로 온 부서장님과 함께 단합대회로 등산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2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 했고 분위기도 참 좋았는데 산 정상에 올라간 후 돌발적으로 ‘산신제’를 지냈습니다. 술 몇 잔 붓고 축문을 읽고 몇 사람이 절하는 간단한 행사였습니다만 저와 몇몇 크리스천들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볼 겨를도 없어서 옆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있을 것 같은데 우리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습니까?

A. 참 황당한 일을 겪으셨군요? 비슷한 문제들이 아직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첨단 항공기를 운행하는 항공회사에서도 비행기가 들어올 때마다 고사를 지내고,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곳에서도 고사를 지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축 현장에서도 착공 때 고사를 지내는 경우가 특히 많지요. 개업을 하거나 심지어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돼지머리 앞에 절하면서 고사를 지내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일터 문화’의 하나로 넘길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시는 것 자체가 하나님이 주신 귀한 마음입니다. 하나님만을 유일신으로 섬기는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 외에 다른 어떤 존재에게도 절하지 않는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 회사 안에서 그렇게 종교성을 가진 무속행사를 할 수 있는지 질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 때 대화의 내용보다 대화의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윗사람을 향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제사도 지내지 않고 상가의 영정에도 절하지 않는 것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 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만약 그렇게 이야기해도 계속 그런 일이 있다면 일단 지금 하시던 대로 참여하지 마시고 회사에 공식적인 의견 개진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신우회가 결성되어 있다면 신우회의 이름으로 제안해도 좋을 듯합니다. 부서의 단합이나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그런 의식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에 참여하지 않고도 일을 얼마든지 잘 하겠다는 다짐을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종교적 마찰을 억제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회사의 공익을 강조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일터의 무속문화와 관련한 가능한 상황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직도 어떤 일터는 고사를 지내며 임원들이나 부서장들은 대표로 나가서 절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크리스천의 정체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회사의 번영을 위해서 고사를 지내는 것이라면 돼지머리에 절할 수는 없지만 나는 옆에서 기도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시간에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튀는 행동이고 우습게 보일 수도 있으나 그런 정도의 용기도 없이는 우상숭배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일터문화 속에서 크리스천다움을 드러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한 신문사에서 일하던 분은 그렇게 절할 차례가 돌아왔을 때 절할 수 없어 숙직실로 가서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분을 찾다가 기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위기가 썰렁하게 고사를 마쳤습니다. 사장님이 부르기에 갔더니 교회에 나가지도 않는 사장님이 다른 크리스천 임원들은 다 절하던데 그렇게 하지 않는 용기가 멋있다고 그 분을 칭찬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역사하기도 하십니다.
 
또 작년 연말에 탤런트로 활동하는 임동진 씨가 간증한 이야기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드라마 <대조영>에 양만춘 장군 역으로 제안 받았을 때 자신은 준목이고 곧 목사가 될 사람이니 고사 대신에 예배를 드리자고 제안해 갑옷 입고 수염붙인 고구려 장군들이 모여서 세트장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일터에서 비중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 신앙적인 줏대가 분명하게 서 있으니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목표로 오늘 일터에서 벌어진 문제를 대응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이 문제를 가지고 더욱 기도하시면서 해결의 길을 모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원용일 목사의 직장인 고민상담 9]
[원용일 목사의 직장인 고민상담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