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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일 목사의 직장인 고민상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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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font-weight: bold; font-family: 굴림; mso-ascii-font-family: 굴림; mso-hansi-font-family: 굴림">뇌물인지 선물인지,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어서…

  질문 :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거래하는 회사의 인사담당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는 상황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명절이나 특별한 시기가 되면 그저 ‘인사’로라도 선물을 건네는데, 크리스천인 저로서는 늘 고민스럽습니다. 주자니 꺼려지고 안 주자니 불안합니다. 마음 한편으론 그저 ‘선물’이니 일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 사실 뇌물 문제는 성경에서도 여러 차례 주고받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을 봐도(출 18:21, 신 27:25, 시 15:5, 암 5:12)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사람 사는 곳에 존재했습니다. 먼저 뇌물인가 선물인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주면 뇌물이고 나중에 주면 선물이라고 규정하지만 사후에 주면서 먼 미래를 보고 주는 것은 뇌물입니다. 금액으로 규정하기도 하지만 상대적입니다. 한 문화에서는 뇌물인 것이 다른 문화에서는 선물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쉽지 않습니다. 
 손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뇌물의 정의도 있습니다. 그것을 주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거나 그것을 준 것이 알려지거나 신문에 보도되면 곤란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뇌물이 틀림없습니다. 질문하신 분의 경우에도 직업의 상황에 따라 그것이 뇌물인가 선물인가 파악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정을 표현할 수 있는 선물이라면 하셔도 좋겠습니다.
 이왕 질문이 나온 김에 뇌물 문제를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관행이 뿌리깊은 상황에서 크리스천이라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일하겠는가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천들은 창조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을 통해 세상과 동화되지 않고 적응해나갈 수 있습니다. 적당히 뇌물을 주고 쉽게 쉽게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부지런해야 합니다.
 전에 교회의 한 후배를 만났는데 찜질방이나 컨트리클럽 같은 곳에 타월을 세탁해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업체들이야 사장이 직접 관리하지만 큰 업체들은 책임 있는 관리자가 거래하면서 일종의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후배는 그렇게 일할 수 없으니 발품 팔면서 무수하게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면 마침 전에 거래하던 업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업체를 바꾸려는 업체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대안을 찾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유명한 다국적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서 뇌물을 거절하는 대신에, 과실수 심기 프로젝트나 소방공무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 사례를 제시한 대한상공회의서의 보고서는 최소한 UN이나 OECD 같은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윤리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이야 더욱 당연히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내에서 크리스천 기업으로 알려진 한 회사에서는 뇌물에 대한 전략을 가지고 대응해왔습니다. 첫째, 손해를 감수하고 강하게 나가는 것입니다. 기업 활동을 하는 남다른 포부와 뇌물을 줄 수 없는 이유를 적은 장문의 편지를 담당자에게 보내기도 하고, 까다로운 요구대로 다 해내어 손해를 감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당장 손해나는 것 같아도 결국 인정을 받게 되어 뒤에 정직한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는 적극적 대안을 찾는 것입니다. 개발도상국에 있는 공장의 물건을 통관할 때 까다롭게 굴면서 트집을 잡는 공무원이 있었습니다. 고민하다가 그 공무원을 강사로 청빙해 회사의 현지인 직원들에게 강의하게 하고 강사비를 지급한 경우도 있습니다. 
 고민되는 문제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다 하는 편한 방법대로 하지 않고 고민하며 크리스천의 방법을 찾다보니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해결책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우리가 이렇게 고민하는 것을 기뻐하실 것입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고민하며 얻은 차선도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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